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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칼럼]

 

창원의 가을빛을 찾아서

 





창원의 모습이 몰라보게 바뀌고 있다. 사실 창원은 그동안 공업도시의 이미지가 강했는데 통합된 마산, 진해의 관광자원과 함께 사철 아름다운 도시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세 도시의 넓이는 광역시와 맞먹을 정도로 크다. 따라서 여행 스케줄도 세 지역을 한 번에 주마간산 식으로 둘러보기보다 한 지역만이라도 세밀하게 둘러보면 좀 더 여유롭고 오래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번에 소개하는 곳은 옛 창원이다. 창원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좀 삭막하단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시원하게 뚫려 있는 대로 주변은 껑충한 건물과 공단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도 이 땅 외곽으로 나가면 삶의 에너지를 얻을 만한 볼거리를 여럿 만날 수 있다.

 

자연생태가 살아 움직이는 주남저수지


첫 방문지는 철새들이 날아드는 주남저수지. 이즈음 주남저수지는 연갈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물빛은 그대로지만 저수지 주변은 색 바랜 연갈색이 층을 이루고 있다. 수확기에 접어든 들판엔 농부들의 몸놀림이 분주하다.
주남저수지는 크게 산남(75㏊), 용산(285㏊), 동판(242㏊) 등 3개 저수지로 나뉘는데 저마다 특색이 있다. 제일 큰 용산저수지는 철새들의 보금자리다. 10월부터 이곳에는 철새들이 날아오기 시작한다. 이들 철새는 이듬해 3월까지 볼 수 있는데 가창오리, 쇠오리, 큰기러기, 재두루미, 청둥오리, 노랑부리저어새, 흰죽지, 댕기흰죽지, 큰고니, 흰뺨검둥오리 등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곳이 철새들의 천국이 된 것은 천혜의 자연 조건 때문이다. 겨울에도 좀체로 물이 얼지 않는 데다 연간 저수량도 일정하고 먹이(개구리밥, 붕어마름 등) 터인 무논이 풍부하며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이고 늪지대가 적당히 분포돼 있어 철새들이 살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는 유일하게 한강이남 주남저수지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 조류다. 생김새가 화려하고 우아해 탐조객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매년 4~6마리만 날아온다는 노랑부리저어새도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조다. 저수지 제방의 전망대와 3층 높이의 탐조대에서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철새와 식물의 생태를 살펴볼 수 있는 생태학습관과 람사르총회를 기념해 지은 람사르문화관은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람사르문화관 옆으로 생태 탐방로가 잘 닦여 있다. 저수지는 두 발로 걸어 돌아보는 게 좋지만 여의치 않으면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면 된다. 생태학습관에 신분증을 제시하면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준다. 주남저수지 낙조대에서 용산 쪽으로 이어진 산책길도 걸어 볼만하다. 눈을 즐겁게 하는 갈대들과 코스모스가 어우러진 습지 풍경은 잔잔한 울림을 준다.

 

주남저수지 부근의 볼거리


거개의 사람들은 주남저수지만 보고 훌쩍 떠나기 바쁜데 주변에 흩어져 있는 유적지에도 눈길을 돌려보자. 창원시 동읍 판신마을과 대산면 주남마을을 잇는 주남 돌다리(문화재자료 제225호)는 800년 전에 만든 것이다. 길이 4m의 판석을 걸치는 방식으로 다리를 축조했는데 1969년 대홍수 때 상판 1개와 교각이 내려앉은 것을 1996년 복원했다.
주남저수지 초입의 신방마을 신방초등학교 뒤 2차선 길가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음나무가 있다. 수령이 약 700년 정도 된 이 엄나무는 오랜 옛날부터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대접받고 있다. 모두 5그루가 자라고 있는데 큰 나무는 높이가 18 19m 정도이며 둘레는 가장 큰 것이 5.4m이다. 나머지 4그루는 3.2m 정도이다. 큰 엄나무 옆에는 대 여섯 그루의 어린 음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엄나무’라고도 부르는 음나무는 악귀를 쫓는 힘이 있어 나뭇가지를 문지방이나 대문 위에 걸어두면 집안의 흉사를 막는다는 전설이 있다. 이리저리 휘어진 아름드리 둥치는 굵은 쇠기둥에 몸을 의지하고 있는데 세월의 깊이를 가늠케 해준다.
주남저수지에서 북면 소재지로 올라가면 송촌마을 뒷산에 최윤덕(1376 1445) 장군의 묘소가 있다. 조선 세종 때 좌의정에까지 오른 최윤덕은 ‘정승골’로 불리는 이곳에서 태어났다. 계단식 논과 과수원으로 메워진 생가터는 흔적이 묘연하다. 최윤덕은 어려서부터 힘이 쎄고 활을 잘 쏘았다고 한다. 어느 날 소를 몰고 산에 갔다가 호랑이를 만났는데 화살 1개로 호랑이를 쏘아 죽였다는 얘기가 전한다.
또한 저수지 뒤편 다호리 마을에는 기원전 1세기 무렵부터 한반도에 이미 문자문명시대가 있었음을 증명하는 유적지가 있다. 다호리 유적은 원삼국시대와 가야시대까지 여러 시기에 걸쳐 조성된 무덤군으로 몇 차례의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이곳에서 나온 출토품으로는 동검·동경 등의 청동기 유물, 철검·쇠도끼·꺽창 등의 철기 유물, 칼집·활·화살·부채 등의 칠기 유물, 붓 다섯 자루와 삭도(削刀)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피로 풀기 좋은 온천

 

최윤덕 묘소 인근 마금산 기슭에는 신경통, 류마티스, 관절염, 습진, 창상, 피부병 등에 효험이 있다는 마금산 온천(일명 북면온천)이 있다. 국내 유일의 순알칼리성 식염온천수가 솟아나는 이곳은 ‘지팡이를 짚고 들어왔다가 지팡이를 버리고 나왔다.’는 일화가 회자될 정도로 유명하다. 온천 지구에 10여 군데의 온천탕이 있는데 저마다 깔끔한 시설을 자랑한다. 파고라와 바람막이가 설치된 족욕체험장도 인기다.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낮 12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되는 족욕체험장은 시민과 관광객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온천지구 좌우로 우뚝 솟은 마금산, 옥녀봉, 천마산, 백월산 등은 가족 산행지로 적합하다. 이 중 백월산은 우리나라 최초의 죽로차 시배지로 알려져 있다. <조선불교 통사>에 따르면 백월산의 찻잎으로 우려낸 죽로차는 수로왕비 허왕후(가야국의 시조인 수로왕의 부인)가 인도에서 가져온 차라고 기록돼 있다. 백월산은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정상에 오르면 동면과 대산면 일대의 넓은 들판이 가슴 가득 안기고 그 너머로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과 갈빛 주남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마금산(279미터), 옥녀봉(315미터), 천마산(372미터)은 서로 연결돼 있다. 낙동강을 바라보며 산행을 즐길 수 있는데다 오밀조밀한 산세는 산타는 재미를 더해준다. 마금산-옥녀봉-천마산 산행은 넉넉잡아 3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마금산을 중심으로 오른쪽 위쪽이 천마산이고 왼쪽 아래쪽이 옥녀봉이다. 그 세 봉우리를 사거정고개(90m)와 물레재 (170m)가 잇고 있다. 산행은 천마산에 오른 다음 사거정고개~마금산~물레재~옥녀봉~신촌 버스정류소로 내려오는 게 가장 무난하다. 등산로도 잘 정비돼 있다.

 

창원시내의 유적들


창원 외곽을 둘러보았다면 이번에는 시내로 발길을 돌려보자. 100년 역사를 간직한 창원의 집(의창구 사림동)은 광무2년(1898년) 순흥 안씨(안택영)의 5대조인 퇴은 두철 선생이 거주하던 집이다. 창원공업단지와 신도시 건설로 아깝게 사라질 뻔한 옛 물건들을 한데 모아놓았다. 전통한옥을 비롯해 정자와 팔각정, 연자방아, 우리 조상들이 쓰던 새끼틀, 탈곡기, 가마니틀, 베틀, 가마, 맷돌 등 농기구들을 보노라면 마치 민속박물관에 와 있는 듯하다. 주말에는 이곳에서 전통혼례를 무료로 재현한다. 집 뒤꼍 대나무밭에 서 있는 음나무(수령 500년) 한 그루도 예사롭지 않다.
창원공단 중심부에 있는 성산패총 유적지는 많은 양의 각종 토기류, 골각기류, 철기류, 석기류 등이 출토된 곳이다. 공단 부지 조성이 한창이던 1974년 문화재관리국에서 긴급 발굴 조사에 나서, 초기철기시대의 대규모 패총과 삼국시대의 성곽을 확인했다. 유물전시관에 그 당시 출토된 각종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풍광 아름다운 해안


분지형 도시인 창원에는 바다도 있다. 창원에서 옛 마산 쪽으로 가다 봉암다리를 건너기 직전, 우회전해 공단을 지나 새로 난 해안 도로를 따라 직진하면 삼귀해안(三貴海岸)으로 갈 수 있다. 삼귀해안은 마산의 무학산과 마산항, 그리고 돝섬 전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회색빛 도심의 답답함을 시원하게 씻어준다. 특히 밤 풍경이 아름다운데 건너편 마산항과 돝섬에서 내뿜는 형형색색의 불빛들이 환상적이다.
삼귀해안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용호, 석교, 귀산, 갯마을 등 아담하고 운치 있는 마을이 차례로 나온다. 용호마을은 뱀 머리처럼 돌출돼 있어 배암개라 불린다. 그 앞에 있는 개구리섬은 뱀이 개구리를 잡는 모양처럼 보여 그렇게 부르는데 경치가 아름답다. 삼귀해안에서 바라보이는 마창대교는 옛 마산과 창원을 잇는 다리로, 막대한 경제 효과에다 두 지역을 한데 묶는 구심체 역할을 하고 있다. 삼귀해안에는 사철 싱싱한 생선회를 맛볼 수 있는 횟집이 10여 곳 있으며 율구만 앞 바다는 천혜의 낚시터로 인기가 좋다. 도다리, 숭어, 농어, 노래미 등이 주로 잡힌다.
삼귀해안에서 진해구 장복산까지 연결한 9.6㎞의 둘레길(산성산 숲속나들이길)도 걸어 볼만하다. 편백누리길, 바다숲속길, 바람소리길, 참다래길로 이어지는 4가지 테마 숲길은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 제격이다.
한편, 창원과 옛 마산 사이 남해고속도로변에 다소곳하게 솟은 천주산은 이원수 선생의 동시 ‘고향의 봄’이 태어난 곳으로 유명하다. 양산이 고향인 선생은 2살 때 창원으로 이주, 어린 시절을 천주산 기슭 소답동에서 보냈다. 마산으로 다시 이사한 그는 소파 방정환을 처음 만나 15세의 나이로 ‘고향의 봄’을 지어 ‘어린이’지에 투고해 이듬해 실렸다.

 


【여행팁(지역번호 055)】
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 내서 JC-남해고속도로 동창원 IC-창원 방면 14번국도-가월삼거리-주남저수지. 창원시내(창원역, 시청, 종합운동장, 홈플러스, 서상삼거리)에서 주남저수지를 경유하는 시내버스 수시 운행. 주남저수지에서 창녕 쪽 30번 도로를 따라가다 화양리에서 좌회전하면 마금산온천과 최윤덕 장군 묘소로 갈 수 있다. 창원의 집은 명곡로타리(광장)에서 경남도청 방면으로 가면 된다. 성산패총은 가음정동 공단(LG전자와 S&T중공업 사이)에서 가깝다. 삼귀해안으로 가려면 창원시내에서 마산 방면 공단로를 따라가다 봉암교 밑 해안도로를 타면 된다.
숙박= 창원시내(성산구)에 창원호텔(283-5551), CNN호텔(284-9100), 호텔인터내셔널(281-1001), 솔리움호텔(264-9171), 갤러리9모텔(285-1770) 등이 있으며 마금산온천지구에도 깔끔한 숙박시설이 있다.
맛집= 옛 마산 오동동에 가면 이곳의 명물인 아구찜을 맛볼 수 있다. 오동동아구할매찜(246-3075), 초가집원조아구(246-0427) 등

 

숙박신문사 www.sookbak.com 대표전화:02)3401-5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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