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위험노출액 ‘200조’ … 사상누각의 사업은 역사 속으로
그동안 성공을 거두었다고 계속 성공한다는 보장 없어
쉽게 장사하려고 하는 금융권과 건설사의 합작품인 셈
위험 분산하려 하는 프로젝트, 원자재값과 인건비에 무너져
PF 위험 요소 빨리 거두어들이고 새로운 방식 시행 필요해
사상누각처럼 보이던 숙박 예약, 배달 대행 우선은 성공 모습
이러한 사업도 대안이 등장하면 어려워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윤정훈 <다원기업(국내외 건설업) 대표>
<호텔·리조트 전문 건설> T.031-472-1021
PF(Project Financing)는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조달 방법 중 하나이다.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투자를 받은 자금으로 건축을 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그동안 우리 부동산 개발의 주요 모델이 되었다. 그런데 지금 PF 부실이 200조원을 상회한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부동산 PF는 프로젝트 자체의 수익성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이다. 은행 등 금융권에서 수익성이 담보된 부동산 개발에 대하여 대출이나 투자를 하게 된다. 주로 대규모 부동산 개발, 인프라 건설 등 장기적이고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프로젝트에 사용된다. 작은 규모의 부동산 개발은 개발업자 스스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시공사에게 책임 전가하는 방식
한국의 PF 대출은 PF의 핵심적인 특징 중 하나인 제한적 소구 금융(non-recourse financing 또는 Limited-recourse financing)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주(채권자)들은 주로 건설사에게 책임준공확약을 받고 PF연대보증을 세워서 사업 위험을 대부분 시공사에게 전가하고 있다. 제한적 소구 금융은 대출금 상환이 어려울 경우 대출금 상환 책임을 대출자에게만 한정하는 금융 방식이다. 이는 대출자의 책임을 제한하고, 대출금 상환 위험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서 소구(遡求)란 상환청구, 즉 상환을 청구하는 것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소구(遡求)란 “어음이나 수표가 부도가 되거나 만기 전일지라도 지급이 위태로운 상태가 된 경우 담보 책임자에게 상환을 청구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만기가 되면 상환청구할 수 있는 금융을 소구금융이라고 하고, 프로젝트 파이낸싱처럼 사업주의 부동산담보나 신용담보가 아닌 사업성이 담보인 것은 사업주에게 상환청구할 수 없다고 하여 비소구금융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대출자가 사업주에게 어느 정도 담보와 보증을 요구하므로 담보와 보증의 범위에서는 상환청구를 하게 된다. 따라서 이를 제한적 소구금융이라고 한다.
어쨌든 PF는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므로, 사업자의 자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프로젝트의 규모가 크더라도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그리고 프로젝트의 위험을 분산할 수 있어 건설사들이 대부분 PF를 활용하고 있어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담보가 없기 때문에 대출금리가 높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에서도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에 따라 리스크가 달라지므로 금리를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에 따라 대출금의 상환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금리가 높은 것도 이해가 된다. 지금 PF가 어려워진 것은 자재값이나 인건비의 상승으로 건설 비용이 급격하게 올라 분양이 어려워진 것이 원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PF의 환경이 달라진 것이다.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PF는 생성되지 못 하고 있다. 부동산 PF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업의 타당성이 불확실하고, 담보가 부족하거나 저품질인 경우에 높은 리스크를 지니므로 이를 고려해 PF를 해줘야 한다.
문제는 이미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이 200조원에 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부실 부동산 PF는 시행사, 건설사, 제2 금융권 등으로 번지는 등 도미노식 위험이 전이될 수도 있다. 그래서 전문 컨설팅 업체에서는 신속하게 매각이나 사업재편을 추진하라고 조언한다. 불경기 등 PF 부실의 원인이 여럿 있겠지만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의 상승이 주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비단 건설업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숙박업도 마찬가지여서 리모델링을 주저하게 된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키오스크를 설치하거나 24시간 무인관제를 실시하기도 한다. PF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가 담보가 없어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업 구조가 성공을 거둔 그동안의 모습이 어쩌면 이상한 것일 수도 있다. 그야말로 사상누각(沙上樓閣)이었는데 성공을 했으니 말이다. 큰 사업을 벌이는데 자본이 없이 출발할 수 있다는 것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눈물 바탕으로는 오래 못 가
사상누각처럼 보이는 사업이 성공한 사례는 많다. 숙박업의 경우 예약을 대행해주거나 음식업의 경우 배달을 대행해주는 것도 비슷하다. 예약이나 배달 대행 업체가 증권 시장에 상장되어 사업주는 막대한 수익을 챙기기도 한다. 큰 사업 자금 없이 아이디어만으로 성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성공 뒤에는 누군가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PF 부실로 제때 입주를 하지 못하고 분양대금을 날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예약 대행이나 배달 대행 업체에 과도한 수수료를 주어야 하는 자영업자는 조용히 눈물을 흘리게 된다. 그래서 배달앱 콜(주문)을 하루 동안 끄는 단체행동을 추진하기도 한다. 숙박업도 비슷한 단체행동을 하긴 했지만 성공을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쨌든 PF의 부실은 빨리 거두어낼수록 좋다. 예약이나 배달 대행 업체가 성공을 거두고 자영업자는 눈물을 흘리는 구조도 빨리 거두어내야 한다. 모두가 행복할 수는 없는 일인가? 정치가 바로 서야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줄어들지 않을까?
윤여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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