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배달비 무료”,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숙박앱, 초창기에 대부분 무료였으나 나중에는 창대한 비용
배달앱, 코로나 팬데믹 끝나자 시들해져 궁여지책으로 무료
기업은 마냥 손해를 감수하며 퍼주기를 할 수 없다는 사실
어딘가에서 벌충을 할 것인데, 결국 가맹점이나 이용자에게
더욱 많은 경쟁력 갖춘 숙박앱들의 등장을 바라는 숙박업주
배달앱과 숙박앱 모두 머리 깨지도록 경쟁(?), 묘한 마음도
막대한 자본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일시적으로 어려움이 있더라도 헤쳐 나갈 수 있다. 가령 코로나 팬데믹으로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배달을 통해 먹었지만 팬데믹 종료와 함께 식당에 가서 음식을 사먹는 것으로 변화하자 배달앱 시장에 벼락이 떨어졌다. 그러나 쿠팡이츠가 배달비 무료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배달비 무료.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우선 쿠팡이츠는 2000만명이라는 쿠팡와우 회원에 대하여 무료로 해주겠다고 한다. 쿠팡와우 회원이 되려면 월회비는 4,990원이다. 이는 2021년 12월 29일부터 인상된 가격이며, 이전에는 2,900원이었다. 회원이 되면 로켓배송, 로켓와우, 로켓프레시, 와우회원 할인상품 구매 혜택, 30일 무료반품 혜택, 로켓직구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결국 2000만명의 회원이 월회비를 내주기 때문에 음식 배달비 무료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약 100억원에 달하는 돈이 매달 들어오는 셈이다. 아울러 와우회원들은 쿠팡에 매우 호의적이다. 그러니 배달비 정도는 무료로 해도 쿠팡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쿠팡이츠가 쿠팡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자 점유율 1위 배달의민족이 1일부터 배달비 무료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맞불을 놓고 있다. 앞서 요기요는 지난해 5월 요기패스X를 내놓으면서 배달비 무료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지난달 29일부터 구독료를 4900원에서 2900원으로 인하했다. 시장 점유율을 올린 상태에서 구독료를 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은 1일부터 ‘알뜰배달’에 대해 배달비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배민이 지난해 4월 도입한 알뜰배달은 배달 기사가 한번 배달을 나가면 여러 집에 동시에 배달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앞서 쿠팡이츠가 알뜰배달과 유사한 이른바 ‘묶음배달’ 서비스를 무료화하자 일주일만에 배민이 맞불을 놓은 것이다. 배달을 시키는 사람 입장에서는 배달이 조금은 느리더라도 인내를 갖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배민은 알뜰배달 무료 서비스를 배달팁 무료 쿠폰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쿠팡이츠가 와우멤버십 구독료로 월 4900원, 요기요가 요기패스X 구독료로 월 2900원을 받고 있지만, 배민은 구독료 또한 무료로 하면서 강수를 뒀다. 배민은 무엇으로 벌충을 할 것인가? 가맹점에게 수수료를 인상할 것인가?
배달앱 시장 점유율 60%를 상회하면서 압도적 1위를 고수하는 배민이 이처럼 강수를 두는 배경에는 쿠팡이츠의 무서운 상승세가 자리잡고 있다. 쿠팡이츠는 쿠팡와우 멤버십에 가입하면 주문 횟수나 금액, 배달 거리와 관계없이 배달비를 지급하지 않도록 했다. 물론 쿠팡이츠의 프리미엄 서비스인 한집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배달비를 내지만 묶음배달에 대한 무료 서비스를 파격적으로 제공하면서 와우멤버십에 대한 만족도를 높였다. 더구나 배민은 알뜰배달에서 배달비 무료 혜택을 받으려면 주문금액이 1만5000원을 넘겨야 하지만 쿠팡이츠는 이런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다.
결국 배달앱 시장도 포화상태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출혈경쟁으로 이어진다. 그 피해가 가맹점이나 소비자에게 이어질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서비스(배달음식) 온라인 거래액은 약 26조4000억원을 기록했는데, 통계를 작성한 이래로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배달음식 온라인 거래액은 2017년 약 2조7300억원에서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2022년 약 26조5900억원으로 빠르게 늘었던 바 있다.
배달앱 경쟁으로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인가? 음식점주들은 배달앱들이 모두 망해 사라지면 예전처럼 직접 배달원들을 고용해 배달을 하는 것이 수지타산에 유리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숙박업주 상당수가 숙박앱이 없는 시대로 돌아가길 바라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이러한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배민, 쿠팡, 요기요 모두 막대한 자본을 갖추고 있다. 상대방이 죽으면 독식을 꿈꾸고 있다. 독식은 결국 소비자와 가맹점을 피해로 연결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처럼 수많은 배달앱들이 머리 깨지도록 경쟁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음식점주도 있다. 숙박앱 시장도 마찬가지이다. 경쟁력이 있는 숙박앱들이 더 많이 등장해야 한다고 말하는 숙박업주들이 많다. 그런 면에서 쏘카나 카카오모빌리티가 차량과 숙박을 동시에 서비스하는 것에 우선은 반가워하는 분위기이다. 물론 이러한 서비스가 어떻게 변질이 될지 알 수 없다. 숙박앱 초창기에 대부분 서비스 이용료가 무료였지만 지금은 숙박업 매출의 절반 가량을 지불하는 곳도 생겨났기 때문이다.
윤여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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