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불법 딱지 떼면, 오피스텔 불법 숙박업 줄어들까?
에어비앤비, 이달부터 공유숙박하려면 영업신고증 제출해야
신고증 없이 불법으로 공유숙박한 오피스텔 날벼락 떨어져
기존 등록 숙소는 1년의 유예 기간을 둔다는 것이 아쉬움
원룸도 집주인 실거주 의무화여서 영업 어려워 퇴출될 것
지난 달 28일 공유숙박 중개 플랫폼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10월 2일부터 국내에서 새로 등록하는 숙소는 영업신고 정보와 영업신고증을 제출해야 한다. 에어비앤비는 최근 국내 기자간담회를 열고 영업신고증을 제출하지 못하면, 에어비앤비에 숙소 등록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숙박업 영업신고증이 없으면 에어비앤비를 통해 국내 숙소를 제공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은 기존 숙박업계가 강력하게 주장해온 사안이다. 오피스텔 등 숙박업 신고가 불가능한 곳들은 에어비엔비에서 퇴출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문제는 기존에 등록된 숙소는 1년의 유예 기간을 둔다는 것이다.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10월부터 영업신고 정보와 영업신고증을 제출해야 한다. 어쨌든 숙박업 등록이 어려운 숙소들은 단계적으로 에어비앤비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곳은 불법으로 숙박업을 하는 오피스텔일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상업시설이어서 숙박업을 할 수 없다. 원룸도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법이 집주인의 실거주를 의무화하는 터라, 한 방에 주인이 거주하며 숙박객을 받기 힘든 만큼 숙소 제공을 할 수 없다. 그간 서울 강남, 홍대, 신촌 등에서 외국인들을 겨냥해 에어비앤비 숙소를 운영하는 오피스텔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앞으로 아파트와 같은 곳에서 집주인이 실거주하면서 남는 방만 에어비앤비 등에 내놓고 숙박업을 해야 하는 규정이 지켜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면 이번 에어비앤비의 조치도 유명무실해진다. 그래서 공유숙박업 관련 플랫폼들은 규제 완화를 주장한다.
에어비앤비 쪽은 규제 준수 계획을 강조하면서도 정부의 규제 완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우리나라 숙박업은 실거주에 한 해서만 가능하다.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수준”이라며 관광객 유치 목표 등을 고려해 숙박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런데 정부가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도심 공유숙박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숙박업계는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고 희망 섞인 발언을 하고 있지만 한경협의 내국인 투숙 금지 조항에 대한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등 분위기는 여전히 규제 완화로 가야 한다는 것이 남아 있다. 정부는 ‘공유숙박제도화’ 방안을 만들어 내국인 이용객의 안전 보장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신규 외래 관광수요 3,000만명 유치 등을 도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기존 숙박업체들과의 의견 조율 등 해결과제가 남아있다. 아직 제도화까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제도화 도입 전까지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 없었던 에어비앤비가 ‘미신고 숙소 퇴출’ 방안을 마련한 셈이다. 이번 기회에 관광진흥법·농어촌정비법·공중위생관리법 등에 따라 27개로 나뉘는 복잡한 숙박업 형태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불법이지만 규제 샌드박스라는 이상한 논리로 합법화해주는 지난 정부의 행태도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대통령 일가족이 이러한 혜택을 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부터 바람직하지 않다. 대통령이 자신이나 가족의 이익을 위해 불법을 눈감아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뒤늦게나마 에어비앤비는 영업신고 의무화를 위한 자체 가이드를 만들어 호스트에게 공지하는 등 투명하고 안전한 시장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기존 숙박업계는 물론 새롭게 공유숙박업에 뛰어들고자 하는 사람들 모두가 상생하는 방안을 만들어 ‘3,000만 관광객 유치’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윤여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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